나무는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도록 그냥 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먹는데 딸아이가 오늘 집앞에 있는 개천을 다녀왔다면서 거기서 찍은 사진을 몇 장 보여줬다. 4월 초에 갔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벚꽃으로 만발했던 풍경이  이제는 완연한 푸르름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길에는 벤치도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데 딸아이는 인파 속에서 빈 벤치를 찾아 앉았던 모양이다. 문득, 하늘을 보니 구름도 흘러가고 산들바람이 간간이 불어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양새도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구름떼 같은 인파속에서 혼자 의자에 앉아 조용히 명상을 하다보니 머릿속에서 요동치던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가 되고 갖가지 색깔의 잡음도 소리를 줄였다고 한다.

그러다 문득 눈을 떠보니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들어왔고 '나무는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도록 그냥 두는구나. ' 라는 생각되었다고 한다.

그 말속에는 참으로 많은 메시지가 담겨있음을 안다.

어려운 수술도 하고 직장도 그만두고 실업자로 지내면서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좌절하거나 우울해하는 기색 없이 잘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속으로는 몹시 아프고  많이 흔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지, 나무도 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왜 흔들리냐고 책망하지 않고 그냥 바라봐 주고 수용하고 있었지.

그때그때의 맞이하는 어렵고 쉽고 다양한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참 중요한 것이지.

상황을 받아들이면 감정이 묻혀버리니 더 큰 감정이 올라올 것이다. 그렇게 감정이 노출되지 못하고 쌓이다 보면 폭발하는 상황이 분명 오고야 만다.

감정을 수용하는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

나무가 흔들리는 건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 가지가 흔들려서 우울한 감정이 들면 그냥 수용하면 그만이다.  그래, 우울하구나. 가지가 흔들리니 당연히 우울하지….이렇게 수용하면 돼…

마음에 짐으로 쌓아 놓는것이 아니라 올라오는 감정은 인정하고 수용할 때 마음에서 떠나 훨훨 날아간다.

그럼 무거운 감정이 있던 자리는 가볍고 향긋한 자유가 자리하게 되지.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를 그냥 바라보는 자세, 그래, 이쁜 딸아, 참 많이 컸구나...


너의 앞길이 자유와 함께 하리라는 의심은 하나도 없다.

너를 생각하면 항상 밝고 환한 빛이 생각나지.

너의 인생도 밝고 환하게 펼쳐질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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